[2026.03.13] ‘유엔여성기구’ 창설 반기문 “남성 지도자들, 국제적 기준에 관심 갖길”

반기문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GC) 명예회장이 3월 8일 세계 여성의날을 기념해 열린 제5회 ‘링 더 벨’(Ring the Bell) 행사에서 “남성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제적 기준에 관심을 가지고 여성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명예회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5회 ‘성평등을 위한 링 더 벨’ 행사에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낼 당시,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었음에도 남성들의 반대로 임명하지 못할뻔한 여성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반 명예회장은 유엔 사무총장 시절 ‘유엔 평화유지군 사령관’과 ‘유엔 경찰국장직’에 최초로 여성을 임명한 바 있다. 2014년 5월 노르웨이 출신의 크리스틴 룬드 육군 소장을 유엔 키프로스 평화유지군(UNFICYP) 사령관에, 2010년엔 스웨덴 출신의 앤 마리 올러를 유엔 경찰국장직에 임명했다.
“당시 남성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한 반 명예회장은 “이 과정에서 유엔 고위직 남성 관리들 상당수가 반대했지만 유엔사무총장의 권한으로 강력하게 추진했다”면서 “이 사람들이 하도 반대하기에, ‘저 사람이 노르웨이에서 별 두 개를 달고 군 생활을 했는데 육군 소장까지 올라가면서 실력도 없는 사람이겠냐. 여섯 달만 참아봐라. 이후에 당신들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6달 이후 남성들은 ‘훌륭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 명예회장은 2010년 유엔여성기구(UN Women)를 창설했다. 그가 유엔 내부에서 직접 경험하고 들었던 다양한 ‘유리천장’이 계기가 됐다.
그는 “기후변화협정,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포함해 유엔여성기구 설립을 3대 업적 중 하나로 자신 있게 소개하고 다닌다”면서 “당시에도 내부에서는 돈도 없는데 왜 새로운 부를 만드냐며 반대가 상당했다. 하지만 유엔이 1945년에 창설 이래 1991년까지 46년 동안 한 명의 여성도 유엔 사무차장 차리에 올라갈 수 없었다는 말을 듣고 여성들을 위한 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유엔 사무차장은 사무총장 바로 아래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이다.
그러면서 “뉴욕타임즈에서는 이를 보고 ‘왕’이라는 표현까지 썼더라. 참으로 황당한 일”이라며 “이러한 열정과 집념을 통해 유엔 위민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남성 지도자들을 향해 일침을 놨다. 대한민국이 10대 경제 대국에 해당하는 지위에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남성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기준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경제협력개발(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처참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경제 참여와 기회 △교육 수준 △건강 △정치 권한 등 4개 분야를 매년 종합해 발표하는 국가별 성평등 지수에서 한국은 2025년 148개국 중 101위에 머물렀다. 146개국 중 94위였던 2024년보다도 후퇴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 참여 및 기회 분야는 114위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기업 내 관리자와 정치 분야’에서 ‘여성 대표성 지표’는 전년 대비 1.8점 상승했다. ‘여성 고용 지표’도 소폭 개선되면서 소득 지표 역시 1점 상승했다.
이날 링 더 벨 행사에는 유연철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UNGC) 사무총장, 황윤정 유엔여성기구(UN Women) 지식·파트너십 센터 소장, 권재형 국제금융공사(IFC) 한국 사무소 대표, 권현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링 더 벨 행사는 매년 세계 여성의날을 기념해 세계거래소연맹(WFE), 유엔 지속가능거래소(SSE),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유엔여성기구(UN Women), 국제금융공사(IFC) 등 5개 글로벌 기관이 공동 주도하는 캠페인이다. 2015년 출범 당시 전 세계 7개 거래소의 참여로 시작해 현재는 110개국 이상의 거래소로 확대됐다. 국내에서도 각 기관의 국내사무소가 협력해 2022년부터 매년 글로벌 캠페인 일환으로 참여 중이다.

원문 링크: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48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