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2]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In 이사장 활동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우리들 곁을 떠나셨습니다.

커다란 상실감과 비통함에 솟구쳐 오르는 슬픔을 가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황님께서는 종교를 초월해 인류애를 구현하셨던 성인(聖人)의 모습 그대로 우리들 마음속에서 영원히 함께하실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늘 희망을 말씀하셨습니다.
2013년 3월의 취임 미사에서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선종 직전에 주셨던 부활절 핵심 메시지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였습니다.

그 희망의 중심에 생명이 있습니다.
낮은 곳, 어려운 이웃, 소외된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행동하는 성직자였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올해 출간한 자서전 ‘희망’에서도 사랑과 연대의 인간애를 전하고자 하셨습니다.

생명은 평화를 통해 그 존귀함을 더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의 마지막 메시지, “가자지구의 평화”도 생명에 대한 외경이었고 존중일 것입니다.

저와 교황님과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합니다.
여섯 번의 만남은 그 자체로 지혜였고, 통찰이었고, 영감의 시간이었습니다.

교황님께서 즉위하신 한 달 후인 2013년 4월, 바티칸에서 교황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평화·정의·인권 증진, 그리고 가난과 빈곤의 퇴치 등 많은 부분에서 교황님과 공통의 목표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9월에는 유엔 본부에서 만났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하여 “지구를 보호하고, 가난한 자들의 삶을 보호하고, 미래 세대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임을 강조하셨고, 교황님 연설이 끝나고 유엔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2030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2030 유엔 SDGs)를 채택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2015년 6월, 교황청 최초의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었는데, 이것은 2015년 12월 12일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체결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에서 퇴임한 후,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으로 일하던 2019년 4월, 저는 바티칸을 방문해서 교황님을 알현했었습니다.

그날 교황님께서는 제게 “신은 항상 용서한다. 인간은 때때로 용서한다. 하지만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주셨고 저는 지금도 기후위기를 강조할 때 이 말씀을 기후 전범(典範)과 같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분열, 갈등, 폭력, 불평등과 같은 “모든 인류에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을 떨쳐내는데 82억 인류가 힘을 모아야 하고, 교황님을 추모하는 참된 의미가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교황님의 서거를 애도하면서, 우리들 마음속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시기를 성심을 다하여 기원합니다.

2025.4.22
제8대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재단일보

후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