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활동

[2021-06-24] 문화일보 국제지식포럼 문화미래리포트 2021 축사

By 2021년 6월 24일 No Comments

다음은 축사 전문입니다.

문화미래리포트 2021의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문화일보는 2018년 이래 문화미래리포트를 통해 지구촌과 우리 사회의 중대한 주제를 선정해 전 세계 지식인의 가장 앞선 답변을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병규 회장님을 비롯한 문화일보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박병석 국회의장님, 김부겸 국무총리님,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해주신 우리 사회의 지도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올해 문화미래리포트의 주제는 ‘디지털 전환과 민주주의’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서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심대한 도전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영역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인의 일상과 자유에 대한 국가의 개입 범위가 엄청나게 확대되었습니다. 더욱이 국가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무장하고 시민에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공익을 앞세운 ‘빅브라더’를 용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또한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한때 민주주의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아랍의 봄’이 이를 실증한 바 있으며, 오늘날에도 독재와 압제에 신음하는 나라의 시민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 실상을 알리고 세계인의 양심에 호소하는 한편, 연대와 동참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원격 의회나 디지털 정당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 디지털 기술이 민주주의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인터넷은 교묘한 가짜뉴스로 뒤덮인 지 오래이고, 트위터 같은 매체는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대중 선동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진지하고 양식 있는 토론에 기초합니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에는 건전한 토론보다 비방과 욕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차이가 조화를 이루어 정치공동체의 통합을 이루어내는 체제입니다. 인터넷의 댓글은 증오와 분열만 가득하고 이로 인해 시민의 양식과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증오와 분열은 민주주의의 힘을 약화시킬 뿐입니다.

 

댓글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지적해 왔지만, 저도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질 것을 호소합니다.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우리나라처럼 나쁜 댓글이 많은 나라를 못 보았습니다. 글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그렇다면 댓글은 한국인의 마음의 거울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의 마음이 언제부터 이렇게 병들어 있었습니까? 어쩌면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사악한 댓글이 양산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 전체가 댓글에 노출되어 있고 나날이 국민 전체의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제 민주주의를 튼튼하게 만든다는 차원에서라도 사악한 댓글을 막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댓글이 생산되는 주요 무대인 언론이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댓글을 차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합의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행사가 ‘문화미래리포트’이니만큼 미래를 위한 저의 고언으로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민주주의 발전에 심히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경제, 정보, 교육 등 삶의 영역에서 격차가 극심할 때 민주주의가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일반 규칙입니다.

 

디지털 전환이 무한대로 확산되고 있는 시대에 민주주의가 마주하고 있는 도전은 법과 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민주시민 의식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이번 문화미래리포트를 통하여 전 세계의 학자, 그리고 지식인들이 민주적 가치와 제도에 기반한 인류의 지혜를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