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활동

[2020-12-22]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 인류의 미래변화와 월드엑스포

By 2020년 12월 22일 No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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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반기문 이사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제7회 국제 콘퍼런스에서 ‘인류의 미래변화와 월드엑스포’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인류의 미래의 관계와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행을 위한 탄소중립 선언의 중요성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적인 다자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기문 이사장은 엑스포가 시대의 화두를 반영하며 조직되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2030 부산월드엑스포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로 기조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입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제7회 국제콘퍼런스의 개최를 축하드립니다. 오늘 어려운 시기에 행사를 주최하신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광역시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윤모 산업자원통상부 장관님을 대신하여 영상으로 개회사를 해 주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님께 인사를 전하며, 환영사를 해 주신 변성완 부산광역시장 권한대행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축사를 해 주신 최재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의장님, 신상해 부산광역시의회 의장님, 그리고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감님께도 인사를 전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광역시가 2030년 월드 엑스포 유치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데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며 반드시 유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30 월드 엑스포는 단순한 국제행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행사를 통하여 2030년 이후의 미래 사회에 인류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 저는 ‘인류의 미래변화와 월드엑스포’라는 제목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인류의 가장 큰 도전은 무엇보다도 COVID-19, 즉 코로나 바이러스일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도전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인류의 미래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여러분들 모두 잘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2000년대 이후에 우리는 여러 가지 종류의 감염병에 직면하여 왔습니다. 2003년의 SARS, 2009년의 H1N1, 2013년의 조류독감과 메르스, 2014년의 에볼라 등입니다. 여기에 금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발생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이미 160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전 세계 210개국에서 7300만 명 이상이 감염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75억 인구의 1%에 해당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바이러스도 자신의 생존과 번성을 위하여 진화한다고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진화하여 여타 감염병과 달리 치사율을 낮추면서 감염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통제되고 있다가 다시 발생하고, 또 다시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지난 9월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를 극복하였다고 선언하였지만 최근 또 다시 발생하면서 도시를 봉쇄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다시 크게 확산되고 있어서 심각한 상황입니다.

코로나에 대응하여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백신을 개발하였고, 곧 치료제도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겼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비관적인 전망일지 모르지만 우리 인간들이 과거와 같이 지구환경 파괴행위를 계속한다면 저는 앞으로 코로나보다 더 진화된 바이러스가 반드시 출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행동양식입니다. 그러나 산업화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는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를 심각하게 변화시켰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과 기후변화는 분노한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징벌이라고 하면 과장된 말이라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의 복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자연의 대응이기는 하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난 수백 년 간 인류가 산업만능주의, 경제만능주의에 빠져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그리고 플라스틱과 같이 자연에 융해되지 않는 물질들이 대기와 지층, 바다와 빙하에 축적되고 있습니다. 이전 시대와 다른 지질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종의 멸종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100년 동안 400종 이상의 척추동물이 멸종했으며, 앞으로 100년 내에 ‘6차 대멸종’이 와서 인간을 포함한 생명종의 70% 이상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기상이변도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후 한반도 폭염일수, 즉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10년마다 0.89일씩 증가햇고, 열대야 발생일수는 0.96일씩 늘어났습니다.

이번 세기 말에는 우리나라 온도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 정도에 따라 최저 섭씨 2.9도, 최고 4.7도 오를 것으로 에측됩니다. 기후위기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팬데믹은 인류에게 기후변화대응행동에 즉각 나서라는 지구의 마지막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기후변화협약과 탄소중립에 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절, 기후변화가 인류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물론 유엔은 평화와 안전, 인권, 그리고 개발이라는 세 가지 중요한 과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의 재임기간 중에 2030년까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하고 2015년 9월 193개 유엔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를 통과시켰습니다.

2030년은 엑스포가 개최되는 해이기도 하지만,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5P’라고 합니다. People, Planet, Prosperity, Peace, Partnership입니다.

저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17개 목표 중에서도 기후변화대응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기후변화대응은 17개 목표 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나머지 16개 목표들이 무의미해지고 인류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재임 기간 중 기후변화와 관련된 곳이라면 북극과 남극, 아마존강 유역 등을 비롯해 세계의 거의 모든 곳을 찾아갔고, 세계 정상들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 조치를 촉구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5년 12월 12일 마침내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었습니다. 1992년 Kyoto 협정이 체결된 지 23년 간 걸친 협상 끝에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타결되었습니다.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유엔 회원국들의 자발적인 이행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국제적인 협약으로서 모두가 지켜야 하는 의무입니다. 제가 이 협약 채택에 몰두하였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후위기 대응이 인류미래에 중요합니다. 이 협약에서 국제사회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시대 이전 기준으로 섭씨 2도 상승으로 억제하도록 하되 가능하면 1.5도 상승으로 제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산업화 이후 지난 150년 간 벌써 0.8도 올라서 현재 인류가 가진 여유는 0.7도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탄소중립을 하지 않으면 1.5도 목표를 이룰 수 없는데, 이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2%를 차지하고 있는데, 2050년까지 미국이 탄소중립을 하면 0.1도 기여하고, 중국은 0.2도 기여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나머지 모든 나라도 탄소중립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인류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2100년까지 섭씨 3~4.5도 올라갈 것입니다. 이는 상상할 수 없는 대재앙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 국가들은 벌써 오래 전에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준비를 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참여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적극적 노력은 고사하고,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7위이고, 오래전부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써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2017년 귀국 후, 특히 작년 4월부터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가 보다 과감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마침내 지난 10월 28일 국회시정연설에서 탄소중립 선언을 하였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9월 하순 UN 총회 연설을 통해 2060 탄소중립을 발표하고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이틀 빠른 10월 26일에 2050 탄소중립을 발표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27일 “온실가스 감축 실행계획을 다음 정부에 떠넘기지 않겠다”고 하면서 민관이 함께하는 범국가적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우리가 탄소중립 2050을 잘 실천한다면 기후 선도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현재의 탄소 중심 에너지 믹스를 친환경적 에너지 믹스로 신속히 전환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산업과 생활양식 자체를 대전환해야 가능합니다. 내연기관차를 계속 만들어 봤자 2030년이 되면 팔 수가 없습니다. EU가 2023년 탄소 국경세를 도입할 예정이며 미국도 2025년 도입 예정입니다. 국제적으로 탄소 국경세가 확산될 것입니다. 이는 기업존망의 문제이며 우리 경제의 성패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모든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글로벌 리더십이 필요한지, 그리고 다자주의의 회복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적인 다자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행동과 다자주의 경시 정책으로 글로벌 리더십이 사실상 실종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2014년 서부 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응과 너무나 비교됩니다. 당시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에볼라는 세계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다”라는 안보리 결의를 단 하루만에 이끌어내고, ‘에볼라 신속대응 유엔미션’을 아프리카 3개국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 파견한 바 있습니다.

유엔이 분쟁 해결을 위한 UN 평화유지군을 많이 파견해오고 있지만, 질병 통제를 위해서 UN 미션을 파견한 일은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 때는 미국과 중국 간의 알력으로 인해 UN 안보리 결의를 도출하는 데에 3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글로벌 협력 없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2%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없다면, 그리고 다른 모든 국가들의 협력이 없다면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실현은 불가능합니다. 그동안 다자주의가 많이 훼손되어 왔지만,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다자주의가 상당히 회복될 전망입니다. 비록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지속가능개발과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지금까지 드린 말씀이 월드엑스포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는 1993년 대전엑스포를 유치하였고, 2012년 여수엑스포를 유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인정엑스포였습니다. 부산이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등록엑스포가 되고, 우리나라는 세계 12번째로 등록엑스포를 개최하는 나라가 됩니다. 월드엑스포는 6개월 동안 수천만 명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의 축제 중 하나이며 경제문화의 올림픽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월드엑스포는 그동안 수많은 발명품과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인류 문명의 전시장이 되어왔습니다. 엑스포는 비상업적인 행사지만,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너럴 모터스, IBM, 루이뷔통 등 기업들이 엑스포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엑스포에 참가하면서 혁신 기술과 기업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엑스포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이와 함께 엑스포는 시대의 화두를 반영하며 조직되어 왔습니다. 예컨대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보다 나은 도시, 보다 나은 삶(Better City, Better Life)’, 2015년 밀라노 엑스포는 ‘인류의 식량과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 2020년 두바이 엑스포는 ‘마음을 연결하여 미래를 만들자(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비전은 인간과 지구, 기후변화, 평화와 번영, 그리고 파트너십입니다. 이 비전들은 바로 월드엑스포의 비전인 ‘교육, 혁신, 협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들은 부산월드엑스포에서도 내재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산월드엑스포가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닌 보다 훌륭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류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을 인간과 같이 동등한 주권적 주체로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생활양태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발전도 이룩하지 못하게 되며 기후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입니다. 또한 인류는 바이러스와 끝없는 싸움을 벌이고 엄청난 자연재해 속에서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부산월드엑스포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를 올바르게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우리 정부와 부산시의 노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 정부와 부산광역시는 물론, 부산시민 그리고 기업계가 한 마음으로 뭉쳐서 2030 월드엑스포가 부산에서 개최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