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활동

국민과 함께 희망의 2023년을 맞이하면서

By 2022년 12월 29일 No Comments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세계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곳곳에 새 기운 새 희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돌아보면 지난 한 해, 안타깝고 슬픈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영령들의 명복을 빌면서, 새해에는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의연하게 일상에 전념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계속되고 있는 참혹한 살상과 파괴에 종지부를 찍고, 포성 대신 재건과 평화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를 소망합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이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향유해야 할 인권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하고 있는 反인권국가의 폭력은 우리 지구촌에서 단호하게 추방시켜야 합니다.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북녘 동포들의 인권을 억압하는 북한 정권은, 그같은 도발이 지속가능하지 못 하다는 것을 한시라도 빨리 깨닫고, 대화와 개방의 세계로 나와야 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협력과 연대의 다자주의, 그리고 관용과 배려·이해와 공감의 세계시민정신(Global citizenship)에 터잡아 불꽃같이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계묘년 새해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힘차게 나아가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정부가 새로 구축한 국정의 기틀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면서 본격적으로 일하는 원년입니다. 우리는 모든 도전을 이겨내고 반드시 안보와 경제, 민생을 굳건하게 다지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입니다.

지난 수년 간 그 골이 깊을 대로 깊어진 정파적 극단주의로 인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분열, 불신과 적대감의 장막을 걷어내야 합니다. 많은 국민이 너무 지쳐 있습니다. 정치의 책무는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정치인부터 나서서 부드러운 감성을 가지고 증오와 멸시를 솎아내고, 안보와 경제를 비롯한 국익을 먼저 생각하면서 대승적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호소합니다. 증오와 적대감은 민주주의의 가장 해로운 적입니다. 국민이 공감하고 기꺼이 동참·협력할 수 있는 포용과 희망의 정치가 펼쳐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지금 전 세계가 경기 침체 속에서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자국이익을 앞세운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무역전쟁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도 이 어려움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경제사에 가장 빛나는 역사를 써왔습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고도 성장을 유지하며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세계가 놀랄 정도로 잘 극복해낸 경험이 있습니다. 작년에는 세계 6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습니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하나 되어 우리 경제가 올해도 꿋꿋하게 전진·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가중되는 북핵 위협 외에도 미국과 중국 간의 거대 패권다툼, 중국의 공세적 대외행보와 중국·러시아의 밀착 등으로 우리 한반도 안보정세는 큰 격랑 속에서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동북아 전체에 군비 확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자강의 힘을 키우면서, 모든 도발에 빈틈없이 대비해야 합니다. 온 국민이 굳게 결속하여 총력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도발에는 반드시 더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극복해 나아가야 할 21세기 최우선의 지구적 핵심 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기후위기 대응체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EU가 오는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실행하기로 한 것이 현실을 잘 말해줍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되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 국민이 손잡고 범 지구적 도전을 대한민국 도약의 또 하나의 기회로 역전시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특히 우리 청년들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창의적이라고 이미 평가가 내려졌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앞날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밝다는 뜻입니다.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우리 청년들이 온 국민과 함께 긍정의 마음과 진취적인 자세로 희망의 한 해를 열어갈 것을 당부드립니다. 우리에게는 도전을 기회로 만드는 저력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손 잡고 2023년 새해를 새 출발의 원년으로 만들어 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3.1.1.

반 기 문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

 제8대 유엔사무총장